영광 법성고 '쇼핑몰' 추석 대박 '예감'
고추ㆍ굴비 등 특산품 판매
오픈 15일만에 전국서 주문
입력시간 : 2008. 09.08. 00:00



영광 법성고 창업동아리 '조은굴비반'회원들이 지도교사와 함께 쇼핑몰 판매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법성고 제공


영광 법성고 3학년 한선희(18) 양은 대표이사이다. 학교내 창업 동아리 인터넷 쇼핑몰 '법성몰'의 어엿한 사장이다. 회사 소개 홈페이지(http://www.bubsungmall.co.kr)에는 '회사명 '법성몰'. 대표이사, 고객센터 정보상담에 한선희. 상담시간 평일 08~17시. 상품주문 예금주 한선희'라고 기재돼 있다.

한 양은 오전 8시 학교의 동아리실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그는 주문 물품, 수량 등을 파악하고 지역업체에 연락, 배송을 의뢰한다. 이 작업들을 마치고 나면 전날 회의에서 결정한 상품 이미지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등 쇼핑몰을 점검하고 수업에 들어간다.

'법성몰'은 학생들의 창업 마인드를 형성하기 위해 학교에서 지난 달 창업한 온라인 회사다. 회사 창업의 주체는 13명의 학생들이다. 창업 회원들은 1학년에서 3학년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추석을 앞두고 지난달 25일 영업에 들어간 '법성몰'은 굴비, 천일염, 태양초 고추, 모싯잎 송편, 젓갈, 천연염색 등 지역 특산품을 인터넷으로 주문 판매하는 학생들의 경제공부 현장이자 미래 CEO의 꿈이 영글어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법성몰의 판매금은 지금까지 500여 만원 정도다. 하루 30만원 정도 판매한 셈이다. 이같은 하루 판매 규모가 쇼핑몰 운영에 수지타산이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매일 부자가 되는 느낌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돈을 벌어본 적이 없었던 이들이 직접 기획한 마케팅 전략이 전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에 대한 자부심과 뿌듯함이 느껴져서다. 더욱이 추석이 다가오면서 상품 주문량이 늘어 회원들의 손길도 분주해졌다.

그래서 회원들은 요즘 모싯잎 송편, 영광굴비 등 하루 20여 건의 주문이 시시각각 이어져 수업시간을 빼놓고 인터넷 앞에 대기하는 것은 물론 방과후 밤늦게까지 마케팅 전략을 논의하는 등 비상 상태다.

'법성몰' 운영은 지역 협력업체와 유기적 협력 관계로 이뤄진다. 학교내 창업동아리인 '조은 굴비반' '자기야 사랑해' '웰빙 옥당골''꿈꾸는 주얼리' 등의 제품을 시중보다 싼 값으로 판매하는 것은 물론, 굴비, 모싯잎 송편 등 지역 특산품을 주문받아 해당업체를 통해 구매자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

회원들은 쇼핑몰 판매 수익금을 전교 장학회 창립에 종잣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박미옥 지도교사는 "쇼핑몰을 오픈한 지 얼마 안돼 부족한 것이 많다"면서 "하지만 학생들이 틀에 박힌 평범한 경제교육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하고 터득할 수 있는 경제교육을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용규 기자 yglee@jnilbo.com